
지난 밤 깊은 새벽까지 이야기가 이어졌다.
너무나 진지하게 이야기들을 늘어 놓는 바람에 목이 말랐다.
병 속에서 저만의 수평선을 저울질하던 와인이 그 자태를 바닥내고 있었다.
잠시 후 이야기 자리의 주인공들 마저 자취를 감춰버렸고 나는 이내 잠에 빠져 들었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나는 조금도 숙면을 취하지 못한 찌뿌둥함과 눈부심에 정신이 들었다.
그리고 이내 노곤함과 두통이 자리잡고 있음을 감지했다.
더군다나 혹시나 하며 기대했던 안개 자욱한 이른 아침 풍경을 놓치고 말았다.
여행중에 사람 수가 많으면 운신에 제약이 따르는 법,
나는 먼저 아침 사우나를 가겠다는 핑계로 혼자의 시간을 택했다.
2층 로비를 통해 오션캐슬 입구까지 걸어나와 좀 더 걸었다.
원래는 자연휴양림 속 산책을 해볼까 했는데, 거리가 얼마인지도 모르겠고
걷는 중 이미 중천을 향해 달려가는 강렬한 햇볕이 너무나 따가워 오른쪽으로 뻗어난 샛길로 들어섰다.
굽이진 길을 돌아 내리막길의 끝에 들어서니 이런 곳이 있었다.
아름답지도 평화롭지도 않은 그저 낯선 풍경이었다.
이따금 수면 위를 따라 바람이 존재를 드러냈고,
무리지은 겨울새들이 깨끗하게 비어있는 파란 하늘을 갈랐다가 되돌려 놓았다.
무엇을 하는 곳인지 내내 궁금했으나, 아무것도 물어보지 않기로 했다.
그냥 눈에 익은 조용한 파도 소리의 바닷가를 택하기 보다는
이런 낯선 풍경을 나는 보고 있었고, 그 곳에 내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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