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히트의 <사천의 선인>을 번안하여 우리의 판소리로 만들었다는<2009 사천가>를 관람했다.
'예술'이라는 범주에서 이것저것 들고나면 그 순서에서도 한 참 뒤에
밀려 있을 판소리는 왜이리도 훌륭하고 사랑스러운 예술이란 말인가...
이자람이라는 똑똑하고 다재다능한 소리꾼이 있기 때문인가?
시대를 향한 냉소를 쏟아내는 것 보다, 이렇게 훌륭한 예술작품 하나가
시대를 향한 적절한 비판의 소리를 담아내는 것이 훨씬 세련된 방법임을
다시한번 확인하는 자리였다.
<2009 사천가>에서는 판소리의 계몽적 교훈을 담고 있는 '권선징악'형
스토리에 비판적인 시각을 제공한다. 착하게 사는 것이 잘 사는 것
이라는 전통적인 삶의 철학을 뒤집어 무한경쟁 경제논리의 삶의 구도
속에서 오로지 삶을 위한 돈벌이는 어떠한 것이든 정당화 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시각에 대해서도 날카로운 비판의 시선을 던진다.
신은 우리의 삶을 구원해 주기는 커녕 '착하게 살라'는 맹목적인 믿음의
감옥에 가둬놓기만 하고 무책임하기 그지 없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가한다. 어쩌면 그러한 신은 실존하는 신이 아니라 오랜 역사를 통해 우리가 만들어 낸 올가미 일지도 모른다. 그렇게 수동적이고 맹목적인 가르침만을 강요 받을 때 우리의 신앙은 거짓 신앙으로 둔갑하고 삶은 버거워질 것이다.
삶이 매우 구체적이듯, 신앙의 삶도 구체적이어야 한다. 그래서 기도할 때도 구체적으로 기도해야 한다고 배웠다. 신이 직접 삶을 바꿔주지는 않는 듯 하다. 신앙을 가지고 몸을 움직여 삶의 구석구석을 어루만지며 한가지 실천을 할 때 그때야 비로소 나의 삶이 바뀌는 일도 시작되는 것이 아닐까?
감동 스러운 공연 한 편이 피곤에 찌든 하루의 끝자락에 심도 있는 고민 하나를 던져주며 잠 못드는 깊은 밤으로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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